어떤 생각?

소리는 없지만 진정으로 무서운것

chevy chevy 2014. 10. 31. 03:57

지난 3월.. 23회 LA숭실 OB합창단의 정기연주 악보를 받으며..

연주날인 10월 26일은 영영 안 올듯 멀기만 했다.

그리고, 목소리땜에 고민도 많았었다.


하는 일도 없으면서.. 연습하기가 왜~ 이리 디기만 한 지..??

(기억력,10초라.. 그나마, 외운 가사를 자꾸 까먹는다.)

그랬었는데.. 오늘이 10월 30일이니.. 벌써 4일이 지났다.ㅎㅎ


20년도 넘게 살던 LA를 떠날땐.. 분명, 1머물 계획으로 아리조나 피닉스에 왔는데..

5년이 넘어 6년째로 가고 있다.

따지고 보면.. 시간만큼 무서운게 없다.


그저 사계절이 몇번 바뀌였을 뿐인데

시간,흐르는건 표나는 것없으면서.. 눈,깜빡할새 세상은 달라져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오백년이나 되는 도시를  아끼는 말을 타고 돌아보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산과 강은 그대로 있는데.. 흐르는 세월에 사람들은 어디로 갔단 말이냐..?

     어즈버 태평년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아~ ~ 좋은 세상은 꿈속에만 있는 듯 하구나


학창시절에 익힌.. 옛 시인의 시조 인데..

가을을 맞은 요즘 자꾸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장애를 남기고 다시 살아난 지난 8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제일 먼저 한 게.. 합창단과 성가대를 내,발로 찾아가 다시 하게 되었고

큰 며느리, 아이짱을 맞아 잠시 함께 살았으며  


세월지나, 이제 아빠를 떠나있어도 마음놓인다고.. 그나마 가까운 피닉스로 대학원 공부하러 간 둘째한테

주위의 어려움이 생기자 챙기려고 큰 아들네와 한 마디 의논도 없이 아내와 나만 피닉스로 이사하게 되었다.

뭐~ 생각지도 않게 큰 아들네는 분가하게 되었지만.. 갑작스럼에 얼마나 황당했을까..?


큰 아들, 결혼하고 일년 삼개월 지나 첫손주를 아 볼 수 있었으니..

꿈에 그리던 여자,사람이 우리 집안에 태어난 경사인데.. 나는, 할아버지가 되었다.ㅎㅎ


둘째가.. 본인이 되고 싶어하던.. 미국에서도 제일 어렵다는 캘리포니아 변호사가 되었으며

아리조나 피닉스를 떠나 엄마 아빠를 두고 혼자 LA로 돌아갔다.


이어지는 경사로 2살터울, 둘째 손주가 사내아이로 태어났으며

또, 2년후,둘째와 똑같지만 체격이 더~우람한 셋째까지..

행복한 큰 아들가정의 완성을 이루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머릿속에서 폭탄,터진후,ㅎㅎ 8년동안 일어난 일들이다.

앞으로도 둘째의 결혼과 2세의 탄생 등  무수히 많은 일들이 생길것이다.

내가.. 언제까지 지켜 볼 수 있을지는.. 소리없는 시간만이 알뿐이다.


선택권도 없이.. 멀리 떨어져 신혼이 된 아내와 나는 비로소

홀가분하게 자유인이 됐다고 부르짖고 싶은데..

진정 자유인은 못될 것 같다.


시간이 흐름에 찾아오는 노화는 어쩔 수없이 신체,구석구석도 제멋대로 자유로워져서

이제는.. 내맘, 같지않고

내, 자신이.. 초라하고 볼품없는 껍데기는 뒤로한채 자유로운 영혼만 남은 듯 하다.ㅠㅠ


요즘 인생 100세 시대니.. 하지만

결국, 누구나 한번은 죽고야 말건데..

아는 사람, 친구들 다~떠난 곳에서 아무하고도 속마음 안통하는 혼자 오래살면.. 뭐~하겠노..??

어느 곳,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의 흐름이 무섭긴 한데 차라리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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