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의 가족이 살았던 동네.. City of Moor Park.
118번 후리웨이를.. LA가 서북쪽, Topanga 에서 끝나고도 한 참을 더 달려있는 도시의 커뮤니티 빌리지인데..
뒤로는 자연상태의 산과 계곡이고 Moorpark College옆이면서 게이트도 없고 나무가 우거진 조용한 동네이다.
우리 커뮤니티 빌리지를 벗어나 Amtrak/Metrolink Station (기차역) 이 있는 시내 중심가엔
옛날 서부 개척시대 그대로여서 지금도 영화를 찍기도 한다.
여기서 살때, 모국방문으로 한국에 갔다가 뇌출혈때문에 이렇게 되는 바람에
내, 블로그의 이름이 Moor Park 이 되었다.
요즘은 다음 포털이 하도 많이 바뀌어서 모르겠지만
전엔, 다음 블로그 홈에서 검색을 하면 <무릎팍 도사>가 같이 떴었다. ㅎㅎ
아침에, 아내와 이야기를 하며 천천히, 동네 한바퀴 산책하는 게 운동의 전부였다.
주위에서 지팡이를 쓰라는 걸, 나이도 젊은데 이까짓거 잠시 벽을 짚으면 되지~~ 했었다 ㅎㅎ
한 발자국씩 겨우 옮길정도 인데.. 때로는, 아내의 손을 잡기도 하고 후리웨이를 내리자 마자
동네 입구에 새로 생긴 주유소 몰에 있는 맥도널드에 가서 아침을 먹기도 했다.
다시 나가기 시작한 LACC합창단에서 2007년 5월에 2회 정기연주를 영락교회에서 했는데..
막간마다 구부러진 계단을 내려가 긴 복도를 지나 있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오느라..
또한, 이른 시간부터 리허설때문에.. 지쳤는데.. 순서 중간에 있는 찬조가..
또 하필, 내가 속한 LA 숭실 OB합창단이여서 그것 까지 하느라..
연주를 어떻게 마쳤는지도 모르겠다.
다~마치고는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던거 같기도 하다.
큰 연주를 마치고 나면.. 평가회를 하는데..
나는.. 패션쑈를 하는 것도 아닌데 복장을 좀 단순하게 하고 휴식시간은 좀 쉬자고 했었다.
그 다음부터 옷, 바꿔입는 대신, 장식(타이나 스카프 등)을 이용해서 변화를 줬다.
그리고, 다음번 모임에서 2008년 3회 정기연주할 새로운 악보를 받았다.
헨델의 메시야라고 했는데.. 웬, 책..??
그 동안, 살짝 들은 풍문으로는.. 어려우면서 복잡해서 웬만한 성가대에선 할 엄두도 못낸다고..
뭐~~낱장으로 몇 장일 줄 알았었는데.. 300 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한 권일 줄이야..!!
처음부터 감동이다.
첫 곡은 성가대에서 불러봤던 곡이라 다행이 익숙했는데..
다음 곡들이 계속 궁금하면서 은혜로웠다.
마치, 이 노래들을 못해서 죽음이 유예됐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따스하게 햇볕이 드는 거실, 카펫트에 배를 대고 엎드려 여기 곡들을 부를때면..
이 세상 부러울게 없었으며 이게 행복이다 싶었다.
얼마나 이 책을 끼고 불렀는지.. 다른 파트까지도 부르게 되었고 내파트는 다~ 외웠다.
나는.. 뇌출혈이 감기보다는 무섭다는 걸 알지만 몇달 쉬면 나을 줄 알았다.
서류때문에라도 회사에 아내와 가곤했었지만
사장님에게도 사무실 직원에게도 조금만 기다려주면.. 나아서 금방 다시, 오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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