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 열 네번째

chevy chevy 2008. 5. 14. 06:01

 

인사 발령이 난것도 아닌데...

 

 

제일모직에서 양장부문 주문자생산을 그만 둘꺼라는 소식도 있고...

 

 

주문자회사인 아버님회사에서 대구사무소는 벌써 정리했고 해서 4년 반만에

 

 

아무하고도 상의 없이 내, 맘대로 대구생활을 마감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다시 실업자가 됐다. 월급은 그대로 아버님께서 주셨지만 ...

 

 

이민비자를 계속 기다려야하나?  그만 포기해야하나? 갈등이 많이 생겼다.

 

 

그렇다고 놀고 먹을 수는 없고...가만 못있는 성격이라  이때가 제일 힘들었다.

 

 

이때쯤인가?

 

 

누구의 제안이였는지 모르겠는데 동생네랑 같이 3박4일인가? 여름휴가를 갔다.

 

 

동생네 애기가 하나있어서 3명에 우리가 어린 둘째포함 4명. 성인 4명에 아이3명

 

 

뭐, 숫자는 그냥 숫자일 뿐이라 많긴했어도 작은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의  무릎에 앉히면

 

 

충분히 한차에 탈 수있는 환상의 조합이였다.

 

 

단양8경으로해서 고수동굴을 보고 강릉 바닷가까지 갔다. 잘~지내고 마지막날,

 

 

돌아오는 길에 대관령휴계소에  들러 쉬고 나오며 차를 둘러보듯 쳐다보니 

 

 

(내,습관이다) 뒷바퀴가 오일에 젖어 있었다.

 

 

당연히 문제가 있을 걸로 생각하고 알아보니 오일 씰이 망가진거 같다고...

 

 

근데, 정작문제는 여기선 고칠 수 없다였다. 원주까지 가야한다고...

 

 

여기서 원주가 어디라고...온 정신을 집중하여 천천히 원주에 무사히 오긴 왔는데...

 

 

마침,일요일이라 휴일이다. 이런;;;  잘 생각해보자 어디 갈데가 없을까?

 

 

그때 머리에 떠오른게 시내뻐스 종점이였다. 다행이 근처에 정비공장딸린 종점이 있기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고쳐주겠다며 살펴보고는 큰일 날뻔 했단다.

 

 

오일이 다~새면 베어링이 열을 받아 부서져서 바퀴가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고...

 

 

여튼, 타지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는것도 ... 복이다.

 

 

 

어느 날, 명동엘 나갔다가 롯데 백화점앞에 섰는데....들어 갈 엄두가 안 났다.

 

 

삐까 뻔적해서 그런가?  겁부터 났다. 총각땐 거의 매일 나가 놀던 곳인데...

 

 

대구에서 잠시 살다오더니... 4년반만에 촌놈이 다 됐나?  대구도 이젠 촌이 아닌데..

 

 

지방에서 산 탓이 아니라 놀고 먹기 때문일것이다. 사람이 일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이 내 결정만으로 되는건 아니지만  내가 많이 작아진 느낌이다.

 

 

그러는 동안 해는 바뀌고... 물론, 놀기만 한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일을 했다.

 

 

드디어 비자 인터뷰 날짜가 적힌 편지를 받았다.

 

 

미,대사관에서 O.K싸인을 받고 말씀을 드리려 아버님 사무실에 들르니 ...

 

 

합법적으로 가지고 갈 수있는 만큼의 돈을  다 줄테니 필요한 서류 있으면  준비

 

 

하라고... 그리고, 비행기표까지 대한항공의 아는 분에게 미리 얘기해 놨으니까

 

 

날짜가 정해지면 얘기하라신다... 사 주시겠다고...

 

 

가져갈 돈에서 조금이라도 축안나게   최대한 주시려는  배려였다.

 

 

진짜 놀랐다. 나에게 돈을 주시겠다니...

 

 

내가 꿈에서라도 상상할 수없는 상황이 벌어진것이다. 

 

 

무슨 얘기인가 의아해 하겠지만.. 대학 2학년때인가보다 수업이 늦게 있어서

 

 

아버님과 아침식사를 같이 하며... 그동안 저를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제,부모님을 찾으러 나가겠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린적이 있다.

 

 

그때, 아버님께서 얼마나 놀래시던지...

 

 

그렇게 놀라시는 모습을 이전이나 이후에 뵌 적은 없지만

 

 

내가 우리 집에서 느끼고 있던 나의 존재감이란건 물위에 떠있는 기름방울 같았다. 

 

 

자라는 동안 내내 그런 생각 속에서 살았으니 아무것도 기대한 것이  없을 수밖에...

 

 

 

이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화물회사에 연락해서 이삿짐을  L,A에 사는 작은 형네 집주소로 부쳤다.

 

 

모든 것을  다 정리하니 출발 일주일이 남았다. 

 

 

아버님께선 가는 날까지 만이라도 당신옆에서 자고 가라하셨다

 

 

몸만 남은 우리가족은  후암동 아버님 집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아버님 옆에 따로, 혼자 자리를 깔고 누웠는데 잠은 오지않고...

 

 

아버님께선...  "내가 얘기하진 않았지만.. 사실은, 오형제중 기준이 널 제일 많이

 

 

사랑한다" 고... 하셔서 이젠 효도할 시간이 없는 나를 후회되고 속상하게 만드셨다.

 

 

근데, 이상하게  그말씀을 듣자 지금까지 아버님께 서운했던

 

 

마음이 어디로 갔는지?  눈 녹듯이 다 없어졌다.

 

 

사실, 서운한 마음이라고 해봤자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니다.

 

 

내,부모가 따로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만큼 나와 같이 안 놀아줬다는 거겠지 뭐...

 

 

 

625전에 이미, 단신으로 친구한테 쌀,반가마 빌려서 남쪽으로 오셔서.. 

 

 

의정부에 자리 잡으시고  이북 고향으로 편지를 띄워 어머니께서 그당시 하나있던

 

 

첫아들을 데리고 월남하여 친구나 친척,하나 없는 외딴 남한에서 다시 만나 사시다가

 

 

625전쟁을 겪으며 수 많은 죽음과 이산의 고비를 넘기셨으니...

 

 

자신과 가족들을 죽음과 이산에서 지키고 먹이고 살기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가족과 어울려 논다는 마음의 여유나 시간이 없었을것이 였다.

 

 

허나,자식이란 애물단지는 그런걸 모른다.

 

 

절대로 그 당시엔 그걸 모르다가 한참후에  부모님 다 돌아가신 다음에

 

 

꼭, 후회를 하게된다.

 

 

지금까지 대대로 그렇게 살아와서  이제 그만  고쳐질 만도 하건만

 

 

부모님 살아계실적엔  왜?  저 혼자만 아는지?

 

 

시간이 많이 흐른후 사무치는 그리움 때문에 문득 스치는 후회.

 

 

그게 인생이려니하는 수 밖에...

 

 

(참!  남쪽으로 오실때 친구분에게 빌렸던 쌀,반가마니는 전쟁후, 서울에서

 그 분을 만나셨을때 갚았으니.. 결국, 빈털털이로 시작한셈인데

 지금까지 잘~ 지낸것은 모두 하나님덕분 아니겠느냐? 고  언젠가 미국에

 오셨을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더랬지요)

 

 

한가지 더,

 

 

사랑한다는 말은 마지막때에 하는게 아니라  평상시에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에 나의 아이들에게 그렇게 실천을 하고 있다.

 

 

비행기편을 예약했는데...4월5일 식목일이다.

 

 

매년 식목일에는 엄마산소엘가서 하루종일 지내다 오곤했는데...

 

 

그래야 되는 날인 오늘은  세째네가 아주 멀리 살러갑니다.

 

 

며칠전에 아버님과 형제들이 함께 산소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오긴 했지만

 

 

엄마! 죄송합니다. 언제일진 약속못하지만 꼭 다시 찾아뵈러 올께요.

 

 

제,마음속에 항상 함께 계셔서 우리가족 보살펴 주시고

 

 

혼자되신 아버님과 우리 형제들을 지켜 달라고 공항가는 차안에서 기도했다.

 

 

그 날, 전씨 성 갖은 이가 대통령되어 유럽으로 순방가는 날이라 교통통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버님과 형제들을 집대문 앞에서 작별하고 배기사가

 

 

운전하는 아버님차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서둘러 나왔다.

 

 

바깥 풍경을 어쩌면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공항에 도착하니  뜻밖에 내친구 조중철군의 아내인 우섭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국 생각날때 보고 위안 삼으라며  돌로 만든 아낙네와 아저씨의  인형을 손에

 

 

쥐어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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