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신물이 올라오곤 해서 처음 병원을 방문했었다.
검사결과, 현재는 괜찮은데... 식도암 발병 가능성이 많은 연령대 이므로 매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했었다.
첫해에는 뇌출혈때문에 건너뛰고 이번에 연락이 와서 2년만에 두번째로 병원에 갔다.
직원이 건네주는 가운으로 갈아 입고 침대에 누우니 몇가지 주사를 팔에 꽂았다.
처음의 경험으로는 전신 마취를 했었지 싶어서 이제 마취를 하는가보다 생각을
했는데 얼마의 시간이 흘러 간호원이 와서 주사액을 살펴보고 가는데...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혹, 뭐가 잘못된건 아닌가?
이러다가 맨 정신에 내시경을 입에 집어 넣는건 아니겠지?
그냥 눈을 감고 있어보자.. 아직 약이 덜 들어갔을 지도 모르잖아. 눈을 감았다.
그러자 별의 별것들이 다 생각되어졌다.
작년에 있었던 뇌출혈 때문에 설마,마취에서 깨어 나는데 별 이상이야 없겠지?
마취하는 줄 알았으면서도 아무것도 주변정리를 안 해 놓고 온게 갑자기 후회되었다.
시간이 되었는지...
건장한 남자 직원들이 침대를 움직여 다른 방으로 이동 하였다.
여기에서 하는게 아니였나보다.
다른 방은 수술실 같아 보였는데.. 어쩌지 나, 아직 마취가 안되었는데...
나를 들어 차가울것만 같은 스테인드 레스 철판으로 만들어진 수술대에 올려 놓자
의료진들이 들어와서 갑자기 분주해졌다.
눈을 감고 있어서 누군지 모르겠는데... 산소 호스를 연결하겠다고 말하더니
코에 호스를 연결하자 양쪽 코로 무엇인가 약한 바람이 되어 들어 오는데...
신선하면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입을 open하라해서 입을 여니 깔대기같은 마우스 피스를 입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눈을 뜨니 같이 갔던 둘째가 "아빠! 어때요? 괜찮으시죠?" 하며 걱정스런
얼굴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다 끝났다고도 했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마취가 안돼서 정신이 말똥말똥 했었는데...
내 옷으로 갈아 입고 병원을 나서니 밖은 아직 눈부신 대낮이였다.
진짜, 잠깐이였는데.. 난, 오랜 여행에서 막 돌아온 기분이였다. .
기다리는 마음이 더디고 길게 느껴지는 것이지...
사실은, 잠깐인 것을 우리는 항상 착각을 하고 사는것 같다.
그래서 작은 물건, 하나를 사도 자기가 이 세상에서 오래 살 걸로 착각해서
돈을 더 주고라도 오랫동안 고장없이 쓸 수 있는 튼튼한 걸로 고르고
또한, 오래도록 걱정없이 지내고자 이 땅에 재물을 쌓아 놓으려 하는게 아닐까?
이 세상에 산다는것은 장차 창조주 앞에서 심판 받으러 스쳐 지나가는 길목인것을...
병원 침대에 누워서야 뒤늦게 주변을 돌아 보고자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시간,여유있을 때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찌하겠다고.. 정한 건 없지만 그래도, 매주 월요일에 들르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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