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

쉽지 않은... 그러나 착한 결정.

chevy chevy 2010. 7. 21. 08:54

 

외출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면서... 세수도 못한채, 아까부터  부엌에서 혼자, 준비에 바쁜 아내를 향해

 

" 지금, 아홉시야!! " 하는 얘기는... 듣기좋게 포장된, 뭐하고 있어~ 빨리 준비하지않고~~ 라는 옐로카드의 뜻이다.

 

근데, 반격이 만만치가 않다.

 

" 지금, 출발하면... 몇시에 도착하지? "

 

" 3시, 늦어도 4시 "

 

" 그럼, 뭐 할꺼야? "

 

" 응..? " 할 말이 없다.

 

숭실OB 합창단이야  오래전부터 고정되어진 저녁 7시반에 연습시작하여 요즘은...정기연주 막바지라 늦게 끝나고

 

큰 아들네 집엔... 며느리, 아이짱이 요즘, 예선이를 키우며 알바중이라 5시이후에 가야 만날 수가 있다.

 

깨어 있는 6개월 된 손녀를 만나려면 숭실 연습전에 봐야 하는데...(밤엔 아기가 잠을 자기에)

 

" 할께 없네~~. 알았어, 나,그럼 TV 보고 있을께. "

 

그래서, 10시에 출발을 하게 되었다. ㅋㅋ

 

아리조나주가 캘리포니아주보다 깨스가격이 갤런당 50센트이상 싸기에  

 

집앞,주유소에 들러 일단, 깨스를 가득 채우고 CD음악을 들으며 기분도 신나게 L.A를 향하여 출발했다.

 

한시간쯤 달렸을때, 에어콘 바람이 시원하지가 않기에... 밖이 너무 더워서 그런가보다 했다.

 

바깥온도가 116도(섭씨47도)다. 그렇게 한시간을 더 달렸다.

 

갑자기, 이게 바깥온도,탓이 아니라... 어쩌면, 에어콘 고장이다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얼른, 여러가지 가능성있는 원인들을 생각해 봤다.

 

에어콘 깨스로 쓰는 134a가 누출이 생겨서 새어나갔거나, 휴즈가 끊어져서 스위치가 역활을 못하거나 

 

팬벨트가 끊어져서 동력전달을 못 받던가의 세가지 경우가 있을 것이였다.

 

근데, 에어콘 깨쓰나 전기문제 경우는 차량운행에는 상관없지만 팬벨트가 끊어졌으면 발전기가 놀고 있으므로

 

충전이 안되어 뱃터리의 전기가 다 없어지면 더 이상 운행을 할 수가 없다. 

 

물론, Water Pump(냉각수 펌프)도 일을 안하기에 먼저, 엔진이 Over Heat되어 주저 앉아 버리겠지만

 

그러면, 덥다 춥다의 문제가 아니고

 

움직일 수 없으니... 이 더운 사막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얼른, 차를 세우라 하여 본넷트를 열어 팬벨트의 이상없음을  확인하니...

 

이번엔, 계속  L.A로 가느냐 아님, 그냥, 집으로 돌아 가느냐의 결정이 남았다.

 

일찍 알았으면 결정이 쉬웠을텐데...벌써, 2시간을 왔으니..

 

집으로는 2시간, L.A로는 4시간인데.. 여기보다 더 더운 팜 스프링스를 한시간이상  지나쳐 가야하고

 

근데, 집으로 가자니... 여기까지 온 것이 넘~ 아깝다.

 

나, 개인의 준비는 거의 다 했으니 연습,한번 더 하는거에 미련은 없다.

 

저번에 연습하고 올때, 지원이 한테... 나는 오늘이 연습 마지막이고 정기 연주날 보자하고 헤어졌으니...

 

근데, 참! 이상하다... 그때, 핸드폰이 울려서... 꺼내보니 헉! 지원이였다.

 

내, 일생을 잘모르는 사람들은 아무데나 잘 갖다붙인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조그만 고난에서 선뜻, 결정을 망설이는 나를 독려하기 위해 하나님께선 그렇게 내,주위를 맴도신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이 나올때는 금방 지나쳤던 곳이 계속 제,자리인것처럼 L.A가는 길이 더디더라. 

 

팜 스프링스를 벗어나는 끝자락, 지날때마다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맥도날드에서 내렸다.

 

꼼짝하기 싫어서 그냥, 지나치고 싶었지만... 운전하는 아내도 쉬어야겠기에 

  

아내가 내,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란다. 하긴, 나도 놀랐다.

 

의자에 닿아있던 목부터 잔등, 엉덩이, 허벅지까지 옷이 땀으로 다 젖어 있었다.

 

지팡이를 쓰고 있으니.... 혹, 오해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잠시했다. ㅋㅋ

 

아직도 팜 스프링스인데... 가도 가도 무심한 온도는 내려 갈 줄을 모른다.;;;

 

오렌지 카운티를 지나며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아들네가 사는 동네에 도착하니...78도(섭씨 25.5도)다.

 

샤워를 하고 옷을 좀갈아 입고 싶은데...하지만, 아직 5시전이다.

 

마침, 칼스 쥬니어(Carl's Jr - 맥도날드와 쌍벽인 햄버거 가게)가 보인다.

 

시원한 음료도 햄버거도 사먹었다.

 

사실,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게.. 뭐~ 거창한게 아니다. 

 

배, 고프지 않고 앉아 쉴 수 있으면... 그게 행복이다.  

 

잠시, 행복도 느꼈고 5시도 지났으니... 아들네 집으로 갔다.

 

거기에서... 내,사랑  며느리, 아이짱의 환한 미소도 손녀,예선이의 웃는 얼굴도 보았다.

 

그래, 오길 참! 잘했어~ ~ . 대견한 나한테 스스로 칭찬도 좀 해 주고..ㅎㅎ

 

 

연습마치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깨스를 채우기 위해 매번, 들르는 모롱고 카지노의 주유소에서 지금까지 눈으로만 보면서 지나쳤었는데

 

오늘, 아내가 처음으로 눈앞에 있는1쎈트짜리 슬럿머쉰에서 1불을 넣고 몇번 하더니..

 

잭팟이 두번 터지고 2800개가... 그래봤자 28불이지만 ㅋㅋ 현금으로 바꿔서 차에 올랐다.

 

(나는 게임을 안좋아해서 라스베가스에 가도 안한다. 그렇다고 남까지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

아내는 아주 좋아하며 또, 잘따기도 하고.. 여기서 얼마를 땄으니 이제, 클,났다. 갈때마다 ㅋㅋ)

 

밤이라 100도 (섭씨 38도) 이하인 탓도 있지만...

 

지난 번에 구토를 하며... 두번째 뇌출혈이 오는건가? 불안해 하며 지났던 길을 

 

오늘은 아내와 내가 단원으로 함께했던 LACC합창단의 정기연주 CD들의 음악을 따라 부르며

 

캘리포니아에서  아리조나로 넘어가는 경계의 마지막 주유소에서 얼음 한봉지를 사서 죽부인 껴안듯하고

 

집으로 향했다.

 

새벽 5시,  밤이라도 당연히 엄청  더워야 할 피닉스에... 건기라 한번 올까 말까한 비가 

 

간밤에 엄청 퍼부어... 88도(섭씨 34도)의 시원함이 우리를 맞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