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

내려 놓을 수도, 붙들 수도 없는...

chevy chevy 2010. 7. 7. 11:10

 

오늘 새벽, LA 에서 아리조나 집으로 향하는 10번 후리웨이.

 

무서웠다기 보다는 넘~불안하고 황당했던 시간이였다.

 

 

어제, San Diego 에 들러서 LA로 가야 하기에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깨스를 채우고 360 마일을 달려 샌디에고 북쪽에 있는 처남댁에 도착하니... 오후 4시다.

 

처남 생신이라 음식 장만하는 냄새가 맛있었다.

 

아직 저녁때도 아닌데.. 먼저, 식사하라시는걸 사양하고 대신,빈대떡을 몇장 먹고 일어나려는 참에

 

마침,  골프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시는 처남과 서울 손님일행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내,아내와 나는 숭실 OB합창단 연주 연습을 하는 LA로 향했다. 

 

독립기념일인 7월4일이 일요일이라 다음 날인 월요일을 대신 쉬는 휴일이다.

 

이제 5시인데... 북행하는 5번 후리웨이가 많이 막히고 있었다.

 

좀 더~가면 나타날 Car-Full Lane (2인이상 합승차선, 3인이상인 곳도 있음)을 이용하려면

 

안쪽으로 들어 가야하는데... 깨스도 얼마 없어서 주유소도 찾아야하고...

 

사실,이때까지도 오늘이 휴일인지를  몰랐다. ㅎㅎ

 

405로 바꿔타고, LA 중심을 가로 지르는110을 바꿔 타면서 왜 이렇게 차가 없지..?하면서..

 

 아~~ 오늘이 참!  휴일이구나~~ 했다.

 

여튼, 다행히  20분 여유있게 7시10분경 연습장소에 도착했다.

 

그 동안, LA에 도착하는 4~5시면 아들네 집에 가서 며느리랑 깨어있는 손주랑 놀다가 연습을 마치고

 

다시, 아들네 집에 들러 회사에서 돌아온 아들얼굴 잠깐보고 집으로 향하곤했는데... 그게 밤,12시쯤이다.

 

요근래, 막바지라 늦게까지 연습하기에 오늘은 피차 불편할꺼로 생각해서 안들르고 그냥 아리조나로 갈 생각에

 

대신, 연습하는 동안 아들네랑 저녁을 함께 먹어야겠다고 아내는 아들네와 만나기로 약속한 식당으로 갔다.

 

 

합창은 혼자서 아무리 잘해봐야 소용없는거라 함께 하면서 자기를 전체에 맞추어야 하는데

 

난, 멀리 살아서 매번 참석이 안되니 연습할때 녹음을 해서 듣는데.. 

 

가사는 외웠지만 아직 분위기 적응이 덜 된 곡이 있어서 오늘도 녹음을 했다.

 

그리고, 친구인 지원이 한텐 이제 못오니까 공연 당일날 보자하고 헤어졌다.

 

 

아들과 며느리,아이짱과는 전화로만 목소리를 듣고 집으로 가는 10번 후리웨이.

 

아내가 건네준 김밥과 포도알을 불빛없이 흔들리는 차안에서 먹었다.

 

아침에 집에서 씼어온 포도알에선 포도주 맛도 나는게... 그사이 발효가 됐나? 싶기도 하고 ㅎㅎ

 

오늘은 음악CD를 안가지고 와서 별말없이 있다가 팜 스프링스를 지나면서 깜빡 잠이 들었다.

 

갑자기, 토할것 같은 느낌에 눈이 떠졌는데...  아내에게 차를 좀 세우라고 했다.

 

2차선을 달리고 있던 아내는 바로 Shoulder(갓길)에 차를 세웠다.

 

너무 급해서 창문 스위치도 못찾는 나대신 아내가 창문을 내려주자... 가까스로 밖에 토하고

 

순간, 생각나는 서울에서의 뇌출혈때의 기억들.. 

 

그때도 내발로 걸어서 탄 앰블런스에서 갑자기 토할것 같아서 비닐 봉지 달래서 격하게 토했던..

 

지금, 두번째의 공격이 시작되려는가..?  대시 보드의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20분이다.

 

지금, 나는10번 후리웨이의 깜깜한 이름 모르는 어딘가에 있으며 길에서 마지막을 맞고 싶지가 않다.

 

집에 도착하려면 아직 3시간은 더 가야 하고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아내도 마음이 급한가보다  악셀레이터를 깊히 밟았는지 엔진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달리면서 생각이 났는지..

 

아내는... 내가 급할때 쓰기 좋게 비닐봉지가 새는지 확인하여 아가리를 벌어지게 묶어서 건네준다.

 

첫번, 병원 퇴원하여 미국 집에 왔을때, 아내에게 그랬다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그땐, 나 살리지말라고..

 

그런데, 지금도 죽는게 무섭고 그런건 아니지만 길에서 이렇게 죽고 싶지 않고 지금은 솔찍히 살고 싶다.  

  

급하게 토하기를 여러번, 이제, 엄청난 크기의 두통이 쓰나미처럼 밀려 와서 날,기절시키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가 물어 온다  "머리는 어때..?"

 

겨우 대답했다  "아직, 머리는 안아픈거 같아

 

아내가 나를 살펴 보고 싶어도 휴계소가 빨리 나타나야 할텐데.. 

 

샌디에고 갈때도 그랬지만 요즘 State 예산문제 때문에 웬만한 곳의 휴계소는 다 문을 닫았다.

 

아리조나로 넘어 와서도 한참만에야 열린 휴계소를 만날 수가 있었다.

 

화장실 생각은 없었지만 배가 빵빵한게... 혹시, 김밥하고 포도알때문인가? 싶었다 설사도 하고..

 

마침, 아내가 상비약으로 준비해 다니는 정노환, 몇알을 먹고 맨뒷자리에 누운채 집에 왔는데...

 

5시 도착할 것을 20분이나 단축했더라. 

 

둘째도... 그때까지 깨어있다가 걱정스런 말투로 우리를 맞이했다.

 

처음부터 배가 아팠으면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을 텐데...

 

배는 전혀 아프지 않았던  토사곽란이었던가 보다... 어쟀던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의 그림자. 내려 놓을 수도, 그렇다고 붙들 수도 없는 공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