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 같은...내, 아버지

2 - 두려운 마음으로

chevy chevy 2009. 1. 17. 06:11

 

나,스스로 나의 아버님의 일대기를 써 보겠다고 한 지도... 벌써, 며칠이 무심하게 지나갔다.

 

정작, 쓰려니... 처음엔 전혀 예상을 못했었는데... 망설여지는게 몇가지 머리속에 떠 오르더라.

 

워낙,  태산, 같이 크~신 분이셨기에...

 

변변찮은 글솜씨로 코끼리 한쪽 다리만을 그리고...코끼리라고 하게 되는건...아닐까 두렵기도 하고

 

또, 하나는 이북출신이라면 다~ 들 짐작할 ... 어디까지 신상공개를 해야하나? 하는 것이였다.

 

당연히, 혹시, 북에 살아 계실 분들을 위한것이긴 하지만..그래도 일대기인데...;;;

 

 

나의 아버님께서  학교재단의 감사이셨기에 90년대에 사립 학교인지..기독 학교인지 교장 방문단의

 

일원으로  중국,봉천(현,심양)에 가시게 되어  일제시절, 신혼을 사셨던 집을 둘러 보셨다고 하셨다   

 

1940년대에 생활하시다가  해방을 맞아 이사나온 집을.. 50년만의 방문이였지만

 

공산주의로 변화가 전혀 없었기에 타임머쉰을 타고 온듯 모든 것이 색깔없는 흑백의 옛날 그대로 였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만이... 철제에서 세멘 콘크리트로 바뀌었을뿐이고..

 

근데, 이층을 쳐다 보고 있자니...

 

돌아가신 너희들의 어머니께서 꼭 , 이제 오셨습네까?  하고 나오실것만 같았다고

 

세자녀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에도 10년이 넘게  매년, 한번씩 방문을 하셨었는데...

 

여기서야 이북 방문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가능했을텐데... 한번도 말씀하신적이 없으셨다.

 

내,추측컨데... 이유는 간단하다.

 

방문하고 오시면 나의 아버님, 당신께선 ... 뭐, 좋을 수도 있으셨겠지만,

 

그 이후에도 거기서 그렇게 계속 살아가야 할 분들이 겪어야 할지도 모르는 불이익을  

 

염두에 둔다면  섣불리 아버님만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을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냐고 하실 분을 위해서...

 

나의 아버님께서 살아 계실적인 2000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아버님의 책상위에 아버님께서 보시다가 덮어 놓으신  책을 보게 되었다.

 

나의 아버님께선 책을 워낙, 좋아 하셨고 또,  많이 읽으셨다.

 

항상, 손엔 책이  들려 있었고 할 일없이 가만이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뵌적은 없다.

 

책의 제목은 기억에 없지만  내가 그 책을 펴서 읽다가  발견한건 ...

 

이북의 모든 인민들의 신분계급을 50등급으로 구분해 놓은 표였다.

 

맨,꼴찌인 50등급과 49등급이 기독교인과 남한으로 월남한 남은 가족인데..

 

우리는 두가지가 다 해당되지만 그나마 좋게 봐 준다해도  49등급에 속할 것이였다.

 

그러니, 우리에게  구더기는  당연히 무서운 존재다.

 

상투틀고 배에 힘, 깨나주고 방귀 뀌던 시대에도 양반과 상놈 두가지 계급이였다.

 

물론, 그 안에 몇개의 나눔이 있었겠지만... 그런데, 50등급이라니...?

 

책을 덮어 그 자리에 원래대로 해 놓고 방을 물러 나왔다. 

 

말, 할 수있는 입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때 내,기분은 아무 말 하고 싶지가 않았다.

 

공산주의가 그렇게 좋으면 자기네나 할것이지 왜 싫다는 남까지 그리 몰고 가는지?

 

남이 힘들여 밥,해 먹는것에 보탬없이 숟가락만 들고 와서 똑 같이 나눠 먹자는 걸 ..혁명이라고... 

 

도적놈의 수작인걸. 

 

어쨌던, 구더기도 충분히 무서울 수가 있더라..

 

쓰기로 했으니 일단 쓰자.

 

어느 정도까지 공개해야 할까로 고민을 하다가 찾아보니... 많은 부분이 기록되어 있는 자료가 있기에

 

거기에 준하기로 마음에 빨갛게 굵은 선을 그으니  이제야 조금은 편해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