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쯤 잠에서 깼다. 더듬더듬하여 화장실로 가서 오줌보의 물도 버리고 세수도 하고...
벌써부터 일어나 할 일도 없으니 아직 어두운 참에 다시 자리에 누웠다.
지금은 9시다.
어제 저녁... 아니 오늘 새벽0시20분쯤에 잠을 청했으니 5시간도 못 잔셈이고 깬지 4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누운채로 귀에 헤드폰을 꼽고 합창단 연습할때 녹음해온 ..마이크로 테잎의 노래을 듣고 있다.
정기연주가 보름정도 앞으로 다가 왔으니 이제는 거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게으름을 피웠나 보다.
눈으로도 악보를 여러번 봐야 하긴한데...
나한텐 시도 때도 없이 귀를 통하여 몸,세포 세포마다에 친숙하게 익혀 두는게 훨씬 도움이 되는거 같다.
아무리 오래 된 테잎이라도 그 당시에 많이 들었던거라면 ...
고구마, 캐 듯이... 넝쿨을 잡아 당기면 줄줄이 따라 나오는것 처럼
스피커를 울리던 노래가 끝나고 다음노래가 나오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다음노래의 전주부터 아무 생각없이 저절로 입에서 웅얼거리게 되는데...
거의가 맞다.
이런 것들이 나한테 장애가 생기고 나서 갑자기 그런게 아니라 원래부터 ...
어쩌면 나만 그런게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다~ 그런지도 모르겠지만...ㅋㅋㅋ
내가 어렸을 적에 sheetmetal(함석)로 된 식빵 만드는 오븐이 유행했던적이 있었다.
내가 살던 동네에는 집집마다 하나씩...
밀가루에 이스트를 넣고 잘 반죽하여 긴 사각형의 통에 넣고 오븐을 연탄불 위에 올려 놓으면 ...
위가 둥그렇게 부풀어 먹음직스러운 식빵이 만들어지는...아무나 해도... 다~ 그렇게 되는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우리집에선 잘 부풀지도 않았지만 식으면 굳어지는 빵이 되었다.
큰형이 세멘트빵이라 이름을 붙여 주었었는데... 간혹 , 40년도 더 지난 지금, 그 맛이 기억나곤한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는 그 맛을 볼 수 없을 테지만 ... 그 맛이 미치도록 그립다.
이렇게 몸, 세포 하나, 하나는 냄새에서.. 모양에서.. 소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반응을 하는거라 생각해서
나의 두아들도 어려서 많은 경험을 해 보도록 일부러라도 내 버려 두었다.
여행할땐 일부러 캠프그라운드를 찾아 천막을 아이들과 같이 설치하고 지냈기에
나의 아이들은 놀러가면 으례히 천막을 치는줄 안다.
내가 나의 아이들보다 더 싫어하는건 친척들의 잔소리다.
머리에 물들이고 교회에 온 작은 아이한테 잔소리하는 큰 이모에게 내가 한 소리했다.
나중에 나이들어 그러는게 큰 일이지... 지금 저러는게 얼마나 다행이냐...?
그리고, 아이들의 아버지인 내가 아무 말을 하지 않는데... 왜?
그 작은 아이는 엄마가 " 너~힘들면 하지 마라 " 고 말렸음에도 국제 변호사가 되기 위해
지금, 집을 떠나 멀리 아리조나, Law 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다.
남한테 피해 안주고 내몸, 다치지 않은 한도내에서 뭐든 다 용서가 됐다.
어려서 부터 자기몸, 세포 하나,하나에 기억 시켜놓은 것들은 절대 잊혀지지가 않는법이다.
물론 좋은 것들만 고집 할 필요도 없다. 하나님 뜻에 거스르지만 않는다면...
살아가며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 정작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지금 나는 내,몸에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것이다.
직장에 잘~ 다니다가 어느날 고국 방문중에 뇌출혈이 생기는 바람에...할수 있는 가능한거라곤...
앉아서 돈,출납하는 캐쉬어(연방정부 컴퓨터에 그렇게 나왔음) 밖에 없어서
SSI (사회보장)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65세가 넘어야 비로소, 은퇴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데...
난 7~8년 빨리 받게 되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다행히 살아나긴했지만 일 하는게 불가능하여 15년을 다니던 회사도 고만두고
정상으로 회복하는데 필요한 약도 없고 치료법도 없어서 많은시간을 대책없이 기다려야한다기에...
오로지 내가 할 수 있는... 이전부터 하던 합창단활동에 지푸라기 붙잡는 심정으로 매 달리고 있다.
그리고 실제적으로도 음악활동이 정상적인 회복으로의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
노래 가사를 외워야하므로 뇌를 심심하지 않게하지... 노래를 부름으로 악관절과 혀운동을 하지...
단원들과 어울리며 우울증에서 해방되지... 소속감을 느끼며 보람과 나의 소중함을 알게 되지...
당장 생각해봐도 좋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그 고마운 마음에... 마실것이 없는 곳으로 연습장소를 옮긴후
내아내가 지금껏 2년여를
커피랑 여름이면 시원한 물, 추울때면 따듯한 차를 따로 준비하여 단원들의 목을 달래주는
수고를 나의 출석을 위해 대신 운전해 가며 즐거운 맘으로 한번도 빠뜨리지않고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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