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로 쓰는 일기

첨,입니다.

chevy chevy 2012. 12. 21. 06:17


연락받기는 토요일, 새벽에 받았는데.. 화요일인 오늘에야 L.A로 출발.

가는 중에.. 오랜 만에 걸려온 고교동창인 허장로의 잘~지내냐는 전화도 받았다.

지난 주에만 해도 비가 오락가락했었는데.. 다행히, 오늘 날씨예보에 비는 없다.

웬 일이지..??

피닉스를 떠나려 10번 서쪽 후리웨이를 타자마자..

하필, 예복의 마무리인 나비 넥타이(Bow-tie)를 보았다.


팜스프링스를 지나며.. 비가 쏟아졌다.

L.A엔 아침부터 비가 왔다는데..

지금은 괜찮다는 아내의 친구전화를 받아서 걱정은 안한다.


큰 아들네 들러 검정 정장으로 갈아 입었으며..

큰 아들네와는 따로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채플 건물이 여러 곳이어서..

입구에서 전화통화로 확인.


첫 번째 건물. 뒷편에 가족석과 통하는 입구가 있었다.


너무 갑작스레 진행되서.. 임종을 지키진 못했지만..

늦게나마  얼굴을 마주 대하는 막내동생, 내 아내.


남편과 저녁까지 잘 드시고..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 911을 불렀는데..

응급대원(Paramedic)도 포기하고 그냥 가고.. 다음 날, 장례회사에서 시신인수하러 왔다는 군요.


표정은 편안해 보이셨으며 화장하신 얼굴이 너무 이쁘시고

금방이라도 일어나 말을 걸어 올것 같았습니다.

근데,

손을 만지니.. 차갑고 돌처럼 딱딱했습니다.


천정은 높았으며.. 하얀 벽에 반사된 순결한 햇빛이 눈부신데..

마음을 짓누르는 차가운 슬픔만 쌩~ 합니다.


예배후, 영면하실 장소로 이동합니다.

한국에서도 운구할 젊은사람들이 없다고 그러는데.. 여기도 마찮가집니다.

제, 두 아들도 저기서 거들고 있습니다.


옆에.. 예쁜 교회당이 있어

앞으론.. 힘들게 가지 않으셔도



운구행렬이 목사을 따름니다.

관의 맨 앞사람은 장례회사의 안내인이지 싶네요.



앞 줄에... 가족들 앉으라고 하지만

전,장애땜에.. 이미, 앞 줄에 앉습니다.


(쉿.. 이건, 비밀인데요.

제가 지팡이를 들고 있으니..

자리양보를 받기도 하지만.막~ 강권하세요들..앉으라고..

근데, 다리때문이 아니고  눈,때문이라 서있는건 괜찮은데.. 마음,편하시라고 어쩔 수없이 앉지요 ㅎㅎ)


일흔 여섯 해, 동안 세상, 맘대로 돌아돌아..

한 몸, 편히 누일 자리에 도착했니다.


이제, 고인과 영원히 헤어져..  마지막이 될 하관예배를 봅니다.


신발끈 고쳐매는게 아니고.. 장례회사 직원분이 뭔가를 확인하는 가 봅니다.


관을 내리는 장치를 철거하고..


하관예배, 마치고 가족들 서열대로..

앞으로 나와서 관위로 흙을 뿌리는 순서가 있잖아요..??

(남편은 이미, 하셨으며.. 사진은 큰 아들)


그때, 알았어요.

요샌, 여자들의 입지가 옛날하고 달라서 친정 여자형제랑 가깝게 지내

 서로 왕래하고 같이 놀러다니고 하느라..

가족인줄 알았었는데..


큰 처형이고, 큰 언니고, 애들 큰 이모님이시고.. 그저 친척일뿐인데..

처가인, 황씨가 아니라.. 김씨네 문상 온거 더라구요.

편,가르는거, 취미는 아닌데.. 생각해 보니.. 여자는 그렇더라구요.



                              

트랙터가 와서.. 나머지 흙을 덮고 다지고..

날씨가 엄청 추웠는데.. 목사님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안하고 계셨습니다.


잔디를 다시 원 위치.


동판, 한 장만이.. 누가 묻혔는지를..?? 알려주겠지요.


우리대의 형제분중 장례식도 첨이고

마지막까지 남아.. 정리되는 모습을 본 것도 처음입니다.

밸리에서 저녁을 먹고..


*           *


우리는.. 큰  아들네(며느리,아이짱과 두 손주)와 둘째랑 L.A 한인타운으로 나와

또한, 아내의 친구,안나 아줌마랑도..

버몬 캘러리아에서  커피와 치즈케익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었는데.. 이것도  첨,입니다.


그동안은.. 손주들이 어려.. 아이짱이 시간 낼 틈이 없었기도 하고

아니면.. 제가 합창 연습땜에 시간이 없었거든요.


아래는

아내의 친구가..  오랫만이고 멀리에 우리에게 준 선물입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커피,

그리고, 저에겐.. 초코렛

제가.. 이성에게서 초코렛 선물받기는 첨입니다.ㅎㅎ



아내의 친구는.. 아내와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죽마고우인데..

오랫동안 아르헨티나에서 살다가 지금은 L.A에으며

우리의 둘째랑 동갑인 잘 생긴 아들을 작년에 인후암으로 먼저, 저 세상 보냈니다.


그리고, 금년 봄, 우리의 둘째가 L.A에서 일 시작할때,

아파트문제땜에 아줌마의 주인잃은 아들방에서 한 달정도  머물기에

우리의 둘째를 각별히 생각하드라구요.


저도.. 인사성 밝고 유머러스하고 대인관계가 좋은..

우리의 둘째로 안나 아줌마의 마음에 위로가 됐슴 좋겠다는 생각에 머물기를 허락했었구요.

다~같이 만나서.. 얼마나 좋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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