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눈물은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한다. 특히, 맘 약한 남자를
대부분의 미국 아줌마가 소리 없이 울면... 미안하지만 없던 걸로 하잖 뜻이다.
간혹, 문이 작아서.. 아님, 반대로 가구가 커서 뒤집고 세우고 씨름을 해도 목적지인
방안으로 들여 갈 수 없을 때가 있다.
더구나, 보르네오 가구는 톱밥을 눌린판으로 만든거라 엄청 무겁다.
분해가 가능하면 물론 그렇게 하지만 ... 통짜인것은 방법이 없다.
한참을 그러다 주인한테 안되겠다고 얘기를 하려고 보면 저 쪽에서 혼자 울고 있다.
여자가 울때는 여러가지 뜻이 함축이 되있는것 같다. 갑자기 분위기까지 숙연해지고...
오히려, 위로하고 도둑 고양이처럼 조용히 다시 차에 싣고 아무 일 없었던듯..
다음 배달 할 집으로 간다.
디파짓 된 돈은 나중에 매장 담당이랑 알아서 해결할것이고.
한, 서너달 일했나? 어느 날 오너가 가구점을 그만 하겠단다.
그래서 딜리버리 일을 그만 두기는 했지만 많이 돌아 다닌 탓에 LA지리를, 또 교통
시스팀을 알게 되어 오히려 물질적인 것 보다 더 귀한 소득이 되었다.
그후 한달 지나서 그 오너로 부터 편지를 한통 받았는데...그 안에 나도 생각 못했던
마지막분 급료가 그동안 고마웠다는 편지와 함께 들어 있어서 날 감동시켰다.
마침, 작은 형의 친구분이 볼트공장에서 야간 매니저로 있었는데... 일을 해보라해서
이 번엔 공장에서 야간( Night shift 오후 3시부터 새벽1시까지 )에 일을 하게 되었다.
웨스턴 길로 110가 정도되는데...쫌 멀~긴했다.
헬리콥터에 쓰이는 볼트만 만드는 곳인데 내가 할 일은 볼트의 머리부분을 만드는일이였다.
헬리콥터에 쓰인다고 하지만 어느 부분에 쓰이는지 알 수 없고 일반적인 것보다는 모양이
특이한것도 있고 강도가 단단하겠지? 랑 주문 제작이라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다는것 정도?
기계적인 동작에는 금방 적응하는 체질이라 ..
일하면서 요령을 파악하고 동선을 줄이는데 남다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바..
어느 날, 내가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한 조장(fore-man)이 다른 머신에서 일하는
나보다 오래 된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참관을 시키는 바람에 날 멋적게도 했다.
아무래도 한국사람이 젓가락 문화권이라 그런지 손재주들은 타민족의 추종을 불허한다.
소량생산에 치수가 정확해야 하므로 공장 곳곳에 깔린게 값 비싸 보이는 측정장비들이다.
보통 두개찍고 세번째 측정하여 수정이 필요하면 수정하기를 반복한다.
근데, 장비가 문제일까?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지. 항상 문제는 사람한테 있는 것이다.
비가 오는 날,
내딴엔 조금 일찍 출근을 서둘렀다. 그런데도 거의 2시간 지각을 했다. 미친듯이 갔는데...
LA는 사막지대라 항상 좋은 날씨에 씽씽 잘 달리다가도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울때는
어쩔줄을 몰라 무조건 서행이다. 아예,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다니는 거 같다.
후에, 급료 명세서에 보니 뒤쪽 오버타임에서 공제되어 있는게 억울하고 더 화가 났다.
설상가상 사무실에서 날 찾는다. 기계를 세우고 사무실로 고고씽 =3=3=3
내차를 어디에 세웠는지? 를 묻기에 공장 파킹랏에 세웠다고 하니 당장 차를
치우란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사람한테서... 자기의 자리에 누군가 차를 세웠다고
항의를 받았다고... 내가 매일 내맘 내키는대로 아무 빈자리에 차를 세웠으니...
넌, 자리가 없으니 신청을 하여 자리를 배정받고 그 동안은 길에 세우든지 네가 알아서
하라고...자리 배정받는걸 몰랐던 내가 무뢰한이 돼 있었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사실만 증명된 셈이다.
이민온지 얼마 안되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진작 말을 해줬으면...하는 생각에
형의 친구이며 여기를 알선해준 야간 매니저한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사건은 항상 줄줄이 사탕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법인가 보다.
그즈음 역시 손,빠른 동작으로 고주파로 시뻘겋게 달궈진 쇠토막을 프레스
아래부분에 놓고 양손으로 스위치를 눌러서 내려오는 프레스 위쪽을 무심히 쳐다 본
내눈에 들어온건 바로 전에 찍어서 after 통안에 있어야 할 머리가 만들어진
쇠토막이였다. 내가 잊고 안 뺏었나?
머리가 만들어진 상태로 아래에 남아 있어야 하는건데...이번엔 프레스에 물려서 끌려
올라간걸.. 아래에 없으니 뺀걸로 착각했나보다.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기계를 세워야 하는데...비상시 기계 세우는 방법이
생각이 안난다. 비상시 기계세우는 방법을 설명 듣긴했지만 실제로 실행해 본 적이
없으니 머리속이 하얗다.
시간이 없다... 저 쇠토막이 저기서 갈곳이 없는데...그렇다고 나만 피했다가 다른 쪽에
있는 사람한테로 튀면...저거 총알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그자리에 꼼짝 못한 채 서있고 금새, 피웅하고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나의 생각과 동작이 정지됐다. 어디서건 "악" 소리가 들린것도 아니고
나도 괜찮은거 같다.
나만 입다물면 아무도 모른다. 어디로 튀었는지도 모르겠다.
일 할 기분도 아니고
세수를 할 겸 내뒤로 30미터에서 약간 왼쪽으로 있는 세면장으로 갔다.
입구에서 문옆,하얀 벽에 아까 튄 머리달린 쇠가 박혀 있는게 보였다.
내쪽으로 튀었었구나.
오늘, 나 죽을 뻔 했던거구나. 갑자기 일 하는 게 다 싫어졌다.
그만 두어야 겠다. 이러다 여기서 죽을 지도 모르겠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불만사항이 한꺼번에 몰리며 삼개월만에 그만 두었다.
쉴 틈도 없이 이번엔 아는 동생으로 부터 전기설비회사에 얘기가 됐으니 가 보라고
해서 취직을 했다.
대학에서 전자를 전공했지만 뭐, 약전이나 강전이나.. 잘~ 됐다 싶었다.
출근하면 깡통밴에 그날, 쓸 재료을 싣고 현장으로 가서 일하는... 매일 상황이 바뀌는...
나한테 딱 맞는 일이였다.
그러다, 한국의 쌍용에서 디즈니랜드근처에 타운 하우스 단지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내가 속한 회사에서 전기부분을 하청받아.. 아예, 그곳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거리가 엄청 멀어지니... 그때는 LA에서도 밸리에 산다고 하면 멀다고 할 땐데..
밸리에서 디즈닐랜드까지 왕복 150마일(240km)은 족히 되는 거리다.
회사에서 미안한 마음에 연료보조까지는 못 해 주지만 매달, 오일 교환비용이 따로
지급되었다.
이때, 연료비래야 갤런당 셀프 서비스경우 보통 89센트정도였다.
지금은 아예 없어졌지만 풀 서비스경우 갤런당 25센트 더 비싸고
일에 열중하다가 주위가 조용하다 싶으면 다른 회사사람들은 벌써, 퇴근하고
우리 회사사람들만 보였다.
우리는 저녁 5시에 일을 마치는데.. 다른 회사(나라)사람들은 3시반이면 퇴근했다.
어느 날 3시반 넘어서 일을 하다가 누군가 단속반에게 걸렸다고...
우리는.. 해,떨어지기 전까진 상관없는데.. 여기, 시규정이 그렇다고하니
오늘부터 3시반에 무조건 철수하라고 했다.
여기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해서 건물 내에서 내선공사를
하기엔 괜찮았는데.. 어느날 점심식사후, 매니저가 "어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지를 묻는다.
"숭실, 졸업했는데요.. 근데, 왜요..?" 라고 대답하자
"아직도, 김창걸선생이 교장선생님이신가?" 라고 되 묻기에..
"아마, 지금은 아닐껍니다, 졸업한지 오래돼서 모르지만.."
대답을 하고 생각 해 보니 뭔가 좀 이상했다.
" 근데, 김창걸 교장선생님이였다는걸 어떻게 아세요?"하니...
" 나도 그 학교거든... 근데...대개 그학교 나왔다고 얘기 안하는데...." 하며
혼잣말처럼했다.
" 학교가 뭔~죄 있습니까? 공부 안한 학생이 문제지요. "라고 한마디했다.
그 다음날부터 자기랑 같이 일을 하자고...
뭐, 학교선배니 날, 봐주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하겠는데...
그럴 필요까지야...라고 생각한 내가 큰 착각을 한거였다.
내선공사는 건물내의 각,유니트 계량기에서 시작하여 각방 전등 스위치
그리고 아웃렛까지 가느다란 전기선을 연결하면 되지만.. 지금, 이 매니저가 하는 일은
전봇대에서 각건물의 유니트계량기까지 굵은 본선을 땅속 파이프를 통해 깔아
주는건데...
사람이 끌어 당기는게 아니라 차에 한쪽 끈을 묶어 당겨야하는...
그야말로 사람죽이는 일이였다.
그늘 하나없는 야외라 땡볕에 덥지 터벅터벅 무전기들고 걸어 다니기 힘들지...
이럴 줄 알았으면 엉뚱한 학교 나왔다 그럴껄... 뒤늦은 후회막급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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