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장례를 마치자...
결혼하며 줄곧 나가살던 큰형이 이제, 4인 가족이 되어 경북 예천에 현장소장
으로
가있던 건설회사를 고만두고...나와 아내, 그리고 아버님과 두동생이 사는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오며 아버님의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8년초에 내 아내와 나는 비로소 온전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아내가 출산 예정일이 되어 내가 회사를 일찍 퇴근해서 성모병원으로 함께 갔다.
산부인과 안으로 들어서니 여기저기에서 난리들이였다.
들어 왔는데 그냥 나가기도 조금은 멋적어서 "출산이 언제쯤 될까요?" 하고 물으니...
"아이고, 아직 멀었어요. 나가서 맘놓고 기다리세요."라고 성가시다는듯 눈도 맞추지 않는
간호원의 대꾸에 ...처음이라 ..도무지, 어색해 보이는 내 모습이 혼자 부끄럽기도 하여
바로, 복도로 나왔다.
이제... 뭘하지? 아직 멀었다는데.. 어디가서 구두나 닦을까?
나도 모르겠다. 그 순간에 왜? 구두 닦을 생각이 났는지..?
8시쯤 되었을까? 하여튼, 초저녁이였고...밖으로 나가면 바로 명동이긴 하지만 ...
큰 애 태어날때 넌 어디서 뭐했냐? 하면 할 말이 없을것 같아서 그냥, 있기로 하고
같은 층인 이층 계단을 올라오면 있는 안내 데스크 안을 보니 비어 있기에...
아직 멀었다는데 여기서 느긋하게 기다리자 . 까짓꺼..오늘을 넘기겠냐? 하며
장기전에 대비하여 널널한 자리를 잡았다.
의자에 앉기가 무섭게 누군가의 보호자를 찾는 간호원의 멘트가 들렸다.
난, 아니겠지...방금, 병실에서 나왔고 멀었다했는데...
혹시나 해서 둘러보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근데.. 찾는사람 이름이 내, 아내랑 너무 같게 들려서 다음번 멘트에 귀를 기울이니
분명, 내, 아내의 이름이였다... 멀었댔는데... 혹, 뭐가 잘못 된건가? 하며
간호원한테로 가니... "축하합니다. 아들입니다."하며 옆 복도쪽의 회복실로 들어 오라고...
그래서, "산모 대기실에서 방금전, 나왔고 아직 멀었다고 했는데...제가 맞습니까? "하고
재차 확인하는데도 내,말은 무시하고 들어 오라며 자기 말만 하고 안쪽으로 사라졌다. 이~런,
돌아서 들어가니 진짜로 내, 아내가 팔에 링거주사를 꽂은채 침대에 반쯤 누워 있었다.
갑자기, 급하게 진행 되었는지 아내의 입술이 바짝 말라 있었고 불안한 표정이였다가
날 보자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근데, 내가 참 잔인했다.
그런 사람한테 내가 처음 건넨 말이란게...겨우 "하필...아들이냐?" 였으니...
아마, 세상,어디에서고 아들 낳아놓고 그런 소리들은 사람은 내 아내밖에 없겠지? 싶다.
여자가 귀한 집에서 태어나 자란 때문인지...
첫번째는 딸을 낳아 키우고 싶어서 벌써부터 내가 딸의 이름도 몇개 지어 놨었는데...
남,여 성별이야 사람의 능력으론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내가 참아야지 뭐~
아니, 참는게 아니라 인생설계를 다시 해야 겠나보다.
잠시 곁에 있다가 ...수고 했다하고 나와서 신생아실 창문넘어로 간호원이 안아서 보여 주는
아이의 모습도, 발목에 채워져 있는 태그에 산모의 이름도 보았다.
어딘가에 알리고 싶긴한데 할머니 되실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셨으니...그림이 영 아니다.
그리고 내 아이도 나처럼 할머니의 사랑을 모른채 자라겠구나싶은게 마음이 저렸다.
그래도 아버님께 전화를 걸어 첫째의 탄생소식을 알려 드렸다.
오늘에야 내가 한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제대로 한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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