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어 보이는 음식을 앞에 놓고도 먹을 수가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내기억에 병원에 있을때는 다른건 기억이 안나도 매일 매끼마다 된장국이 나왔었다.
중환자실에 있을때는 의식이 없을때니까 빼고 일반으로 왔을때만 생각해도 어림잡아 한달은 된장국을 먹은 셈이다.
결국 퇴원하여 된장냄새만 맡아도 진저리가 쳐지는 이유다.
집으로 와서 음식 먹기가 너무 힘들어서 우유에 시리얼을 넣어서 하루세끼를 해결했다
그나마 다행이다싶어서 이렇게 몇달을 지냈다. 대개가 그렇듯이 처음에는 병문안 오는 사람도 많았고 또 와서는
많은 정보도 내려 놓고 가시곤 했는데 그중에서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생식을 사다 먹기로해서 오늘까지 이른다.
그런데 이게 포장을 보면 한달분이 달랑 30포 이므로 ..아마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의 아침 대용식이 아닌가싶다.
누가, 아침을 거지처럼~ 저녁을 왕처럼~ 먹으라했던가?? 난 이런식으로 지금까지 9개월을 버티고 있는데...
30파운드 줄어든 몸무게는 그대로인채 안먹어도 배고픈줄을 모르겠다.
내가 이러니 집사람마음이야 오죽할까? 거식증도 아닌데~~라며 다음 말을 잇지를 못한다..
저번주엔 드디어 내마음이 폭발하고야 말았다.하나님이 어딘가에 쓰시려고 살려주신거라고들 말하는데
지금의 이런 꼬라지로 어따 쓰시겠다는겁니까 ? 쓰시려면 좀 제대로 해놓고 쓰셔야지요.
물론 내가 조급했다는걸 난 안다. 하지만 나도 당당하고 싶다.
내원망에 하나님께서 "짜식! 조급하기는 ~~"하셨나보다
그날 저녁에 집사람이 약병을 보여주며" 입맛나게 하는 약이래, 내일아침부터 공복에 한술씩 먹어봐"했다.
다음날 아침에 어제의 약을 한술 먹었다. 한국에 있을때 먹어본 암포젤 엠처럼 석회물같은건데 맛이 있을리는 없고 ~~
그런데 하루종일 주전부리를 찾아먹었다 .세째날엔 혹시 매운것도 먹을수 있을까싶어서 김치를 먹었는데 세상에...
전혀 맵지가 않았다. 아니 어떻게 갑자기 이런일이!!!
알고지낸지 한달도 안된 애기엄마가 자기 친정엄마가 예전에 입맛없을때 조제해서 사먹었다는약을~ 날위해서
친정집에 가서 하루자고 오면서까지 해서 사온 약이란걸 나중에 알았다.이약을 다섯번먹고 입맛이 살아났다.
지원네 집에서 먹어본 홍어회도 그렇고 집사람이 해준 낙지복음도 맵기는커녕 맛있기만 했다. 이젠 뭐든지 먹을 수
있을것 같다 .세상이 달라 보인다. 희망이 보인다. 오늘 아침엔 배가 고파서 깼다. 그동안 못느꼈던 감각이다.
이게 얼마만인가? 지금 내 머리속엔 온통 먹을꺼리 투성이다.
음식을 앞에두고 먹을수 있는것은 분명 행복인것이다. 오래전에 가수 조경수의 행복이란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
행복이란 보통사람들의 지지고 볶는 평범한 삶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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