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로 쓰는 일기

고사리 따러가다.

chevy chevy 2010. 6. 29. 22:22

 

아침, 6시에 깼는데... 요즘, 계속 100도(섭씨 38도)가 넘은 탓에  더위를 먹었나?

일어나기가 싫다.^^

그래도, 준비하고 7시10분에 집을 나섰다.

 

준비물이란게..

점심도시락, 얼음 물, 비닐 봉다리, 그리고 제일 중요한 숭실 OB합창단 악보

운전하는 아내,포함해서 여자넷에 남자,나하나라...

여자들끼리 앞쪽으로 모여앉아 수다떨게  배려해서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가 맨 뒤 3열의자에 혼자 앉았다.

 

Flagstaff 로 가는 17번, North...

해발, 3000 피트를 넘어서자... 갑자기, 선인장들이 시야에서 사라진걸보면..

여기부터는 기후대가 다른가보다.

 

황량한 벌판도 지나고...

여긴, 북행하는 차선이고

남행하는 차선은 저쪽 전봇대쪽에 있습니다.

(차가 지나 갈때 찍을걸..)

 

일단, 마지막번에 있는 맥도날드에 도착하여...

물도 버리고

차 타고 오는 동안 잊고 있었던

팔,다리가 제대로 붙어있는지.. 움직이는지도 확인하고

 

집에 갈 때도 이곳에 들러 찬물에 세수하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햐 ~~ Private Room 이라..

미국에서 24년을 살면서 그 흔한 맥도날드에서 첨 보는 공간이다.

10명 정도의 소모임하기에 딱~ 좋을... 사적인 방.

 

해발, 6000 피트에 올라오니... 전봇대보다 높은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Window Brush Rod가 보여서.. 가는 방향으로 착각하는 분이 계실까봐.  차의 뒷경치입니다.

 

건조하여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

 아니, 미국에도 이런 길이...

깊은 산속, 어느곳에도 도로포장이 잘 되어 있는데...

보아하니.. 연방이나 주에서 관리하는 곳이 아닐꺼 같다.

 입산료도 없고 펄밋(Permit 허가)도 없더라니...아마도, 소방도로인듯 싶다.

그럼, 거의 도착..?

 

공간이 다른 곳보다 조금 넓은 삼거리에 벌써,두대가 서 있었다.

우리가 주차하려 생각했던 자린가 본데.. ㅋㅋ

 

시간도 거의 12시됐고

손, 더러워지기 전에 점심부터 먹자고요~~  

 

뭐~지천에 널려있기에.. 바닥에 있는것들이 다~ 고사리이긴한데..

넘~ 자라서 시기가 지난 것들이다.

유년시절의 소풍처럼 점심먹은 후 보물찾기는 아니지만

고사리뜯으러  각자 흩어졌다.

나만 남기고...

 

첨엔, 문이란 문은 다~ 열어놓고

혼자, 차에 앉아 정기연주의 악보를 외우고 있었다.

물론, 다~ 외웠고 다른 할 일이 없긴하지만 난,이게 훨~더 좋다.

한곡을 하고 두번째 악보를 집어들면서 은근히 무서움? 걱정? 이 생기더라.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깊은 산속,

울퉁불퉁한 산에선 나혼자의 몸을 가누기도 힘,드는데

사람이든, 짐승이든 위해인자가 내옆에 근접한 후에야 인지한다면... 

이미, 때는 늦은 거다.

그래서,

시야가 넓게 확보되는 밖에서 나도 고사리를 뜯기로 했다 ㅎㅎ

멀리 가지않고 차에서 반경 30미터 이내에서

 

왼쪽은 새싹이라 OK,  바른 쪽은 줄기가 있어서 (헌싹이라 질기다)  뜯기엔 시기적으로 늦은 거다.

 

첨엔 3~4개 뜯어 차에 갖다놓고 돌맹이에 앉아 사람들 기다리기를 몇번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이만큼 되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더니... 

저 굵은 나무는.. 성인 두사람이 껴안을만한 굵기이다. 

 

어~~ ?

미국에도 야쿠르트 아줌마..는 아니고

 

한사람, 두사람 이렇게 다~ 모였다가

내가 뜯은걸 보고

아래쪽으로 내려 갔는데

 

핸드폰 시계를 보니.. .헐~ 2시47분이다.

이제, 피닉스로 출발을 해야겠다.

근데,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두사람이 반응이 없다.

걱정도 되고 .. 산엔 어둠이 금방인데..

 

기다리면서..  아까, 못찍은 고사리뜯는 사진이나 찍어야겠다.

 

이렇게 중간에 줄기,벋어 나온거 없이 한줄기인거..

먹을때. 억세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대충, 아래를 붙잡고 꺽으면.. 툭 부러집니다.

연장이 필요없지요.

 

뜯은 고사릴 담은 가방이나 비닐 봉지는

땅,바닥에 그대로 방치하여 개미가 밖으로 나가게 두었다가

꼭 묶어서 차에 실습니다.

 

그러는 동안 두사람도 합류하고

어깨도 가볍게 집으로 고고씽3=3=3=

한참을 내려갑니다.

해발, 3000피트란 곳도 지나고

 

갑자기, 아리조나주를 상징하는 선인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포장, 안돼있던 산길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썼지만

후리웨이를 두시간 정도 달려오는 동안에도 날리지 않아 

제가 물, 세차를 싹~했습니다~~

바닥이 말라 있다고요..? 여긴, 금방 마릅니다 ㅎㅎ

마침, 아내가 뭐~ 도울꺼 없냐고..?

나왔길래

사진이나 한장찍어 달라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하고 다녀왔습니다.

 

저녁먹고, 제,얼굴이 빨갛게 햇볕에 데었다고

아내가 오이, 얇게 썬거를 저더러 누우라하고  얼굴에 올려놨었는데...

시원타 싶더니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                  *                 *

아침에 바지를 뭘,입을까..? 망설이는데..

작은 아이가 "잠깐~" 하더니.. 

입어 보라고.. 자기 바지를 꺼내주는 겁니다.

근데, 딱~맞는거예요.

" 어~ 내꺼처럼 꼭~ 맞는데.." 그랬더니..

웃으며 한마디 덧붙이네요. " 아빠! 그거 빌려드리는 거예요. "

 

빌려주는거면 어떻습니까..?

필요할 때마다 빌려 입으면 되지..

난, 세탁할 걱정없이 입기만 하면 되는데..ㅎ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