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하편
92년, 내가 한국을 다녀 온 후..
아마, 그 다음 해부터 아버님께서 미국에 매년 오셨으며.. 항상, 론데일,작은 형네 집에 머무르셨다.
이유는 LA 공항이 가까운것도 있지만,
오랜 친구이신 김광훈목사님과 또한,둘째 사돈이신 백권사님네.
브라질로 이민가셨다가 미국으로 오신 차용철장로님네,
다우니 장로교회의 황천영 목사님 등 한국에서 부터 알고 지내셨던 분들도 계셨으며
그 외에도 친분있으신 분들이 그쪽에 많이 살고 계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에 살고있는 세 아들중에서 제일 위인 둘째 아들네가 살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아버님께선 둘째, 며느리를.. 특히,이뻐하셨다.
근데, 작은 형과 형수님이 다니던 교회에 문제가 생겼으며 결국, 그 교회를 떠나
여러 교회들을 전전하며 교회에는 더 열심이였는지 모르겠는데.. 아버님께는 소홀하였던 거 같다
우리 집에 계셨던 아버님께서 어느 날, 작은 형네 집에 가시겠다기에...
집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가려고 전화를 걸었더니..
작은 형왈 " 오늘, 집에서 구역예배가 있으니.. 오지 말라고.. "
우리 생명과 재산의 주인이신 아버님께서 가시겠다는데.. 오지 말라니..?? 열받은 나하고 실랑이를 했다.
옆에 계셔서 다 들으시고도 가자고하셔서 결국, 모셔 드리고 왔었다.
이게, 아마 1993년~94년(?) 의 일이 였을 것이다.
그리고,1998 년인가? 부터 아버님께서 미국에 오시면..
우리 집에서.. 보다 오래 계셨는데.. 맘, 편해 하셨던거 같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도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4명의 가족이 당연히 좋아했으며..
말하지 않아도 아버님계시는 동안 만큼은 아버님이 주인공이시며 최우선인 생활방식으로 바뀌었다.
당시, 내,기도제목이.. 거의 불가능한.. 한국에 계신 아버님곁에서 한, 일 년쯤 살다 오는 것이였기에.
아버님께서 와 계실때 더욱 함께 하려고 주말에 회사마치고.. 또는, 주일날 교회 다녀와서
태평양이 보이는 집근처 옥스나드 바닷가에 모시고 가곤 했었다.
***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본론이다.)
2001년. 아버님께서 마지막으로 이곳에 오셨을 때이다.
그날도 주말이라 일찍 퇴근하여 아버님을 모시고 집근처 백사장이 뜨거운 바닷가에 갔었다.
소금기 있는 뜨거운 모래에 발을 지지면 .. 무좀도 안 생기고 발건강에도 아주 좋기에
나혼자서 비치 파라솔이며 접는 의자, 물통, 작은 보온통에 간식거리를 담아 돗자리 등을
양손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자리를 셋팅하고 접는 의자에 아버님을 앉혀드렸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님께서.. " 그때, 너한테 왜 돈을 주지 않았는지 모르가서.. "
라고 혼잣말을 하셨다.
처음엔 무슨 말씀인줄을 몰라서 "네..?" 하고 되 묻는 중에..
언듯, 거의 10년전, 한국을 처음 다녀 올 때의 일이 생각나더라..
잠시, 침묵이 흐르고.. " 오래전 일인데요..!! 저.. 괜찮아요. 아버님 !!"
그렇게, 그 얘긴 거기서 끝났다.
근데, 10년 전의 일을 왜 갑자기 후회를 하셨을까..?
후회하는 모습을 보인 적 없으셨던 아버님께서 세째도 벌써 잊은 옛날 일을..
그래서, 생각을 했다.
둘째한테만 돈주신걸.. 후회하시는 구나.
둘째 며느리를 짝사랑하듯 그렇게 이뻐하시더니..
다른 사람은 모르는 어떤 일로.. 마음에 상처를 받으셨을 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제시대, 첫 째를 딸로 낳았었는데.. 약도 없었지만 변변한 치료도 못하고
핏덩이를 저~하늘로 먼저 보내셔서 여자아이들을 엄청 이뻐라 하셨다.
평소에 아버님께선 동생보다는 형이 더 잘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형들을 더 사랑하고 동생들은 덜 사랑하신다는게 아니라
형이 잘 살아야 부모님의 내리사랑을 본 받아 동생들을 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근데.. 후회를 하셨다.
나는 내가 어떤 결론을 내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정확히, 아버님의 마음을 가늠할 수 없기도 하고..
이제라도 자기의 입장만을 앞세웠던 사람이 반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끝>
*** 사람들은.. 아버님께선 이미, 다~ 용서하셨을것이라 말하겠지만..
난, 거기에 찬성할 수 없다.
아버님은 남의 잘못,같은 것 말씀 하시지도 않고 또, 후회할 언행도 안하셨다.
근데, 10년전 일을 후회하셨다는건.. 분명, 보통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