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

내,안에 나,아닌 다른 내가 있더라~~

chevy chevy 2009. 11. 8. 07:03

 

학창시절,  삼국지를 읽다보면..  현덕,유비의 오른 팔,격인 조자룡이 수하 300을 이끌고

 

밤을 도와 주군이 있는 진영에 도착하였다.

 

뭐~  이런 글을 읽을때가 있었는데..

 

밤을 돕다라는 표현이.. 움직임을 감추는 어두움을 이용하다, 또는

 

싸울수 없어 숨을 고르는 밤시간대를 이용하다란 뜻으로 재밌는 표현으로 생각했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전쟁터에서야 낮과 밤의 구분이 있을리는 없을테지만

 

어쨌던 두가지가 다 포함되는 뜻일것이었다.

 

L,A를 다녀오며  밤 12시까지 최대한 머무르다 새벽에 고속도로를 달려 올 수 밖에 없는..

 

나하고 전혀 상관없던  밤을 도와..란 그 글귀가 요즈음엔 나에게도 많이 친근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감추고 말고 할 그런 비밀스런 움직임이야 아무것도 없지만..

 

 

 어제는 처조카의 결혼식땜에 LA에 갔다.

 

저녁 6시에 계획을 했었는데.. 아리조나에는 없는 썸머 타임이 10월말로 해제되는걸 염두에 안 둔 탓에

 

부랴부랴,  5시로 앞당기는 해프닝도 있었나보다.

 

도착하여 조금이라도 움직이려면 평균, 왕복 800마일에 운전하는 시간만 13시간..?

 

피곤하기도 하고 .. 또, 장거리라 깨쓰값을 무시 할 수도 없다.

 

(참! 제,습관이 현금없이 은행 데빗 카드만을 가지고 다니는데.. 새벽, 집으로 오는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깨스를 넣기위해 들렀다가 짚코드를 잘못 찍는 바람에.. 기계가 분실이나 도난으로 인식했는지?.. 일시 정지가

되는 바람에 혼났습니다. 다른 곳에서 직원의 도움을 받았구요. 그후로 깨스를 위한 현금을 가지고 다닙니다.)

 

마주하는 사람들 마다 안전을 위하여 자고 가라고 권하지만.. 사양하는건..

 

불시에, 잠만자는게 아니라..  다음 날,  아침 식사까지 생각해야하는 그집 주부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닐터이다.

 

지금까지 지원네 집에서 한번..  나의 큰아들네에서 한번 잤을 뿐인데

 

일요일, 큰아들네 집에선 그나마.. 임신중인 며느리가 신경쓸까봐

 

아침도 안먹고  도망가듯 이사전에 다니던 교회로 예배본다고 내뺐었다.

 

몇번, 아내혼자  이 먼거리를 다녀 올때도 있었는데..

 

새벽시간에 휴게소에서 화장실들르는게..  제일 무섭다고 했다.

 

휴게소 주차장을 트레일러 트럭들이 가득 메우고 있긴하지만  다~ 스산 할 뿐이다.

 

아침일찍, 늦어도 오전내에 집을 떠나 LA로 출발하는데..

 

새벽 밥 해 먹고 출발해도 점심시간 넘어 도착이다.

 

볼 일만 보고 집으로 향해도 거의 밤 12시경이라 새벽 길을 달려 집에 돌아오면 아침 7신데.. 

 

어젠, 서울에서 오신 형제분도 계시고..  어쨌던, 처가 형제분들께서 자고 가라는걸 .. 

 

궁색하게도  내일, 교회 토요 새벽 기도회에 가야한다고 둘러댓었다.

 

일부러 시간을 맞춘건 아닌데..  말이 씨가 된다고..

(캘리포니아에 썸머타임이 해제되는 바람에 출발이 한시간 빨라졌던거다) 

 

오늘은 새벽, 5시17분 동네 어귀에 도착했다.

 

집으로 들어 가는 차안에서  넘~ 졸리운데..  

 

새벽 기도회가 6시라..  갈까, 말까?로 갈등이 생기네~~

 

얼마전, 특별 새벽 기도회부터 나가기 시작한 기도회에 누구랑 약속한것도 아닌데..

 

내가 왜 이리 열심이지?

 

마침, 나랑 같은 생각을 했는지.. 아내가.. 새벽 기도회에 갈꺼야..? 라고 묻는다.

 

일단, 아니~ 라고 대답했는데..

 

집안으로 소소한 짐을 옮기며

 

우선,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생각하자고..  내, 안의  다른 내가 말을 바꿨다.

 

잠시후, 양치를 하고 양말만 바꿔신고 다시 차에 오른 내손에

 

아내가 건네 준 아직 입도 안댄 김나는 커피잔이 들려 있고

 

밤을 도와 달려 온 아내가 운전하는 자동차 불빛만이

 

어두운 새벽길을 헤치며 교회로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