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날, 내리는 비의 의미.
드디어 오늘 나의 큰아들 상진이와 아이쨩의 결혼식 날이다.
마음이 설레어 그런지... 아침 일찍 깼다.
이르긴 했지만...
깬김에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 와 뒷마당의 개에게 밥을 주려고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듯 조용히 내린 비로 세멘바닥이 이미 다 젖어 있었지만
하도 작은 빗방울은 보이지도 않았다
캘리포니아에 22년을 살면서 10월에 비는 처음이지 싶다.
86년 4월 5일 이민오던 식목일날 LA공항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
살아보니 ... 4월에 비가 오는것도 흔치 않은 걸보면... 어떤 뜻이 있을 것만 같아서
마당에서 들어와 지금은 서재로 쓰는 ...작은 아들 방의 컴퓨터를 켰다.
다음포털에서 비의 의미? 라고 쓰고는 검색키를 눌렀더니....
전혀 예상하지 않은 글들만 뜨고 있었다.
난, 그저 풍년이라든가, 다산 , 뭐, 그런 풍성한것들을 생각했었는데...
내가 너무 촌스러웠나?
그래도 ... 어디...보자~~ 여러글 중에 눈에 띄는게 두개가 들어왔다.
하나는... "안녕" 이라는 마지막 자막이란 뜻이고 다른 하난..."지우고 다시 쓰는 이야기 "란다.
이게 뭐야? 조금 다듬어 봐야겠다.
그래, 정리가 되는 듯하다.
성경구절에 보면 결혼은...
각자 자기부모의 집을 떠나 두사람이 만나서 한가정을 이루고 사는거다.
이제부터는 두사람이 공동출연하는 주연이기에 어릿꽝만 부리는 자녀로써의 역할은 안녕이다.
바닷가 백사장에 아무리 멋진글을 써 놨어도 비,오듯 잔잔한 파도가 한번 지나가기만하면 깨끗해진다.
그렇다 이젠 부모의 얌전한 자녀로써가 아닌... 당당하게
한남자의 여자로... 그리고 한여자의 남자로 혼자만의 메아리 없는 독백은 그만 끝내고
오늘 부터는 두사람의 대화로 인생을 새로 써야 한다는 뜻이리라...
아무나 짜 맞춰도 이만큼은 하겠지만 ... 뜻이 너무 좋다.
이렇게 좋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었는데...
TV에서 주간 일기를 살펴보니 오늘만 흐림,비이고 어제까지도... 내일 부터도... 쭉~ 맑음이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을까?
오늘은 비를 맞아도 기쁠 날이다.
그런데, 예식을 치룰 LA로 나오니... LA는 비,온 흔적도 없고 올 기색도 아니였는데...
피로연까지 마치고 청소를 끝낼 즈음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