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

외로운게 아니라 가장 자유로울 때입니다.

chevy chevy 2008. 10. 4. 04:30

매일은 아니지만  아침,일찍 일어나 맥도널에 운동삼아 걸어서 아침먹으러 가는 길에...  

 

매번  갈때마다 그 옆의 피자집, 바깥쪽의 그늘 진 귀퉁이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가 

 

아님, 맥도널드 안에서 마주치는 한 남자를 오늘도 또, 그 귀퉁이에서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면 아는 척을 해야지 생각을 했는데...

 

오늘따라 옆을 다 지나칠때까지도 다른 곳을 쳐다보며 딴청을 부린다.

 

 

나와 내아내가 집을 나와 맥도널을 향해서 걷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옆의  공원을

 

가로질러  저 쪽에서 손에 세개의 가방을 들고 나타나곤 했었다.

 

우리가 이쪽으로 이사 온지가 벌써 일년이니... 그를 본 지도 아마 거의 일년은 되었을 것이다.

 

일년내내 똑 같은 남루한  옷차림에... 똑 같이 손에 쇼핑백같은 가방 세개를 들고...

 

말꼬랑지 머리를 하고

 

그는 그렇게 항상 혼자였고 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 적도 없다.

 

 

어제는  맥도널에서 내가 자리에 앉으며 옆테이불에 나와 마주 보는 방향으로 앉은 그를 발견하곤 ...

 

내가 손을 흔들며 "Hi..!"하고 아는체를 했다.

 

그는 아무말 없이 목례만 하고...

 

 

갈때 그자리에 있는 걸 보았건.. 아님 맥도널에서 보고 우리보다 먼저 나갔건...

 

우리가 집으로 향할때까지도 그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가 생각에 잠겨 있곤 했었는데...

 

오늘은 맥도널을 나서며 ...조금전에  그가 앉아 있던 피자집의 귀퉁이를 보니 ... 그가 없다.

 

무슨 일이지?  혹시, 어제 내가 아는척한것이 그를 불편하게 만든건가?

 

잠시 걸으며 생각을 해보니...

 

누구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면...  또한, 가명, 뒤에서 못 할 말이 없었다.

 

결국,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볼때... 그때가 가장 자유로울 때인것 같다.

 

단지 몇번을 봤다고  함부로 아는 척을 해서 신경을 쓰이게  했으니

 

내가  그에게서 자유를 빼았은 셈이다.

 

다시 그에게 자유의 편안함을 돌려 줘야겠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