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이짱이 왔습니다^^*
몇일 전부터 열심히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나의 첫번째이자 큰 며느리인 아이 짱이 일본에서 한국을 경유하여 미국의 우리집으로 오는 날이다.
마지막으로 아이 짱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도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겠다고 하긴 했는데...
큰아이가 회사에 출근했다가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바로 나갈 계획이라기에 함께 나가진 못했다.
차라리 잘 됐다 집에 남아서 청소나 더하지 뭐. 어차피 청소라는 게 끝이 없긴 하지만...
이만하면 되었다 싶은데... 땀이 장난이 아니다.
이제 청소는 그만 하고 좋은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귀한손님을 마중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샤워를 하고 나오자
막 도착하여 짐을 내리고 있었다.
두달보름만의 재회인데도 무지 반갑다. 허그를 하고 반갑게 맞이했다.
사실, 결혼식을 10월4일날 치룰 예정이지만
지난,6월달에 큰아이가 일본에 갔을 때 미국으로 초청하는 서류 문제로
일본,관청에 혼인신고를 하여 미국대사관에 서류를 제출하였으므로 그때부터 부부인셈이 였다.
그럼에도... 이부자리를 따로 준비해야 하나? 하고 삼팔선 그을 걱정하는 내가... 아빠..맞아?
참! 걱정도 팔자다 나는 가만 있어도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해나가는데...
앞으로의 펼쳐질 인생은 그들 두사람의 몫이고 내가 할일은 그저 묵묵히 곁에 있기만 하면 될것을
오래전, 내가 결혼하며 첫딸을 바램이 이제야 며느리로 소원을 이뤘다.
내 소원을 이뤘음에도 일할 수 없는 지난 28개월 동안 ...
급할때 두아들에게 요긴하게 쓰라고
아버지로써 건네줄 요량으로 가지고 있던 적지 않은 현금을 다 까먹고 말았다.
물론 2년전에 죽었다셈치고 그냥 가만히 구경이나 하자 그래도... 뭐라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2년여전 내가 뇌출혈로 죽었다 살아나기 훨씬 더 전에 무어팍에 내,이름으로 구입하여 살고 있던 집을
내 아이들 이름으로 소유자를 바꿔 놓았었고 내,생명보험도 들어 놨었다.
생명보험이래야 70세 내 생일날 까지라 월 불입금이 작은 대신 더 살아 있으면 그이후엔 혜택이
없기에...보험금을 타 먹기 위해선 그전에 내가 꼭 죽어야만 하는... 많이 이상한 보험이 였다.
하지만 평소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서 보험가입자체가 불가할걸로 짐작하고 포기했던 상황이라
내용이야 어떠하건 가입자체가 신기하고 고마웠으니...
그런데, 갑작스럽게 뇌출혈을 겪고보니 오래 살 자신도 없긴 하지만
만약, 내가 70세가 넘어까지 살다가 죽게 되면 나야 좋겠지만 이미 보험은 없는게 되었을 테고
아이들한테 돌아 갈게 하나도 없다는게 마음에 걸렸다.
무어팍에 있는 집이야 ...여기 미국의 집구입방식이 자기돈 일부에 나머지는 은행에서 융자받아서
구입하고 융자부분을 매달 페이먼트로 은행에 지불하는데...집을 팔고 은행돈 갚은 후에 계산이 되는거고...
남의 자식이 눈깔사탕 맛있게 먹을 때 내,자식이 돈없어서 못먹고 다른사람 먹는 거 구경만하고 있다면
난, 죽어서도 속상해서 이것만은 못 참을 것 같다.
병원퇴원하여 미국으로 돌아오자 이것부터 연령 제한 없음으로 바꿨다.
당연히 월보험료는 올라가긴했지만... 제한 연령때문에 걱정했던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다.
늦은 탓에 저녁 식사 준비하는 엄마 대신 따라 나온 큰아이와 둘이서 운동삼아 공원을 산책하며
큰 아이한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니 ...
이녀석 날 한번 쓱 쳐다 보더니 아빠! 괜찮아요. 아무의 잘못도 아닌데...뭐.
그래, 아무의 잘못이 아니다.
때,맞춰서 집을 사게 해주신것도 생명보험에 들게 해주신것도...가진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이 모든걸 다 하나님께서 미리부터 준비하게 해 주신거라 믿기에 앞으로 살아가며 닥칠 일도
그 분께 믿고 의탁하자고 다짐했다.
다음날, 일본의 아이 짱 엄마로 부터 전화.
안사돈이라고 해야 하는데 ...용어가 아직은 너무 낯설어서 그렇게 부르기가 싫다.
내,아내와 통화가 한참이다.
간간이 들리는 대화로 보아 ... 결혼준비를 어찌 해야할바를 물어오는 듯 싶은데...
이것 저것 신경 쓰지 말고 웬만한건 생략하고 편안하게 아이들한테 맡기자 하는 데
그 쪽에선 그래도 결혼인데 어떻게 생략하겠냐고 하는 모양이 였다.
하긴, 세상 돌아 가는 모양새가 여자쪽에 대놓고 이거 해와라 저것도 해라... 하는데
그냥 웬만한건 다 생략하자 하니...딸,가진 집에선 사기결혼으로 오해라도 하겠네 싶다.
지금은 내가 가진게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있었어도 별반 다르진 않았을 것이 였다.
체면치레에, 형식적인 거에 돈,쓰는 걸 원래 싫어 했기에...꼭 필요한거 말고 나머지에는
신경 쓰지 마시라는 아내와 안사돈과의 전화통화를 들으며
아버지로써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어찌하지를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