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여덟번째
다른 사람 앞에서 입벌리기...
보기 좋은건 아닌데... 유난히 입을 벌리는 걸 싫어했다.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있더라도 내가 그러는것이 싫었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예전엔, 대부분의 여성들이 웃을때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던 시절이있었다.
쌈을 먹을 때에도 큰 상추 한장을 그대로 손바닥에 올려놓고 상추가 아까와서
밥을 크게 한술 담아 그 위에 반찬을 올리면 어른 주먹 크기만 해지는데..
그 걸 입이 찢어져라 벌리고 한입에 먹으려면 ...에효;;;
그래서, 맛있는걸 알지만 차라리, 먹기를 포기했었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던 시절,
미인 대회에 나오는 후보들의 좋아하는 음식이 뭐죠? 하는 인터뷰를 보면 한결같이
야채 샐러드하고 불고기요 라고 정해져 있었다. 아무렴, 왕 갈비랑 아구찜을
좋아한들 연상되는 그림들이 다소곳한 이미지에 도움이 될게 없으니..
결혼한 후, 아내가 상추를 절반 찢어서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쌈을 해 주기에...
이런 방법이 있다는것도 그제서야 알았다.
고3 때였던걸로 생각되는데.. 저녁먹고 추운 이층 다다미 방에서 공부하다가
아래층, 안방에 내려와서 몸도 따뜻하게 녹일겸 TV 를 보고 있는 가족과도
어울릴겸 해서 맨 뒤 아랫목, 벽에 기대 앉아 있다가 하품이 나오길래...
나도 모르게 벌어지는 입을 다물려고 턱에 힘을 줬다.
"딱!" 하는 소리가 귀 근처에서 크게 들리며 으~~ 통증이 밀려왔다.
맨 뒤에 있어서 당연히 쳐다 볼 사람도 없고 또, 보면 어떤가...
가족이고 자연스런 생리 현상인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후회 막급이였다.
며칠 후,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엘 갔다. 그러고 보니 나는 아플때마다 세브란스
병원에 갔었지 싶은데... 거기에 친척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짜는 더더욱
아니였는데 왜 그랬을까? 궁금하네..
악관절 뭐라고하는데.. 턱,뼈 관절의 리시버쪽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오픈되어
움직일때 마다 뼈가 들락날락하는 거라고..
치료 방법이 두가지가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여닫이 문짝의 힌지 부분에 기름치듯이 턱 관절에 주사약을 주입하는게 한 방법인데
며칠을 두고 10 여번 주사를 맞아야하고 낫는다는 보장은 할 수가 없다.
다른 하나는 리시버쪽의 뼈를 잘라 오픈된 걸 더 열어주는건데
낫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개선하는거라고.. 약간의 흉터가 남고...
두가지,다 끔찍하긴 한데... 만성이 되면 괜찮을꺼라는 유혹에 그냥 이대로 살아보자.
문제는 금기사항이다.
이게, 내 인생의 항로를 비껴가게 한 장애물이였을꺼라 생각한다.
물론 나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자신에게 있는거지만..
첫째, 음식 먹을때 입을 크게 벌리지 말것.(특히,쓸데없이 껌이나 오징어 먹지말것)
둘째, 노래 부르지 말것. 노래하지 말란다고...병원 다녀와서 제일 먼저한게...
한심하게도 교회 성가대 그만 둔거였다.
교회에 가서 예배, 끝나고 친한 친구들을 만나도 잠시, 성가대 연습한답시고
우르르 가버리고 나면 나만 덩그러니 남는게 참! 싫었다.
그러고도 그 교회를 십년정도 더 다녔다. 성가대 그만두기 전의 기억은 또렸한데...
성가대를 그만두니 그 후 십년동안의 그 교회에 대해서 기억되는게 아무것도 없다.
내가 특별히 목소리가 좋았던가, 노래에 소질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더더욱 노래땜에
교회에 다닌 건 분명 아닌데 노래를 빼고나니 남는게 아무 것도 없다.<계속>